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인상주의를 넘어 전시는 디트로이트 미술관이 모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중반까지의 유럽 근대 회화를 다룬다. 그 흐름은 인상주의에서 시작해 상징주의, 야수주의, 표현주의, 입체주의를 거쳐, 20세기 초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한 파리파 작가들까지 이어진다.

미국의 산업도시가 모은 유럽 근대

디트로이트 미술관(Detroit Institute of Arts, 이하 DIA)은 1885년에 설립됐고, 65,000점 이상을 소장한 미국의 큰 미술관 중 하나라고 한다. DIA의 글에 따르면 이번 전시에 나온 작가들의 상당수는 윌리엄 발렌티너가 관장으로 있던 1924년부터 1945년 사이 컬렉션에 들어왔다. 발렌티너는 헨리 포드의 아들 에드셀 포드를 비롯한 디트로이트 지역 후원자들과 함께 DIA 컬렉션을 유럽 근대 회화 쪽으로 키운 인물로 소개된다. 1920-1930년대 당시 미국에서 이런 유럽 모더니즘을 공공 컬렉션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꽤 모험적인 선택이었던 것 같다.

카롤뤼스 뒤랑의 즐거운 사람들 전시 장면
카롤뤼스 뒤랑, 즐거운 사람들, 1870. DIA 소장.
르누아르의 안락의자에 앉은 여인 전시 장면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안락의자에 앉은 여인, 1874. DIA 소장.

전시가 설명하는 근대 회화의 흐름

로마 전시 소개DIA의 로마 전시 글은 이 구성을 인상주의 이후 유럽 근대 회화가 여러 방향으로 갈라지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인상주의가 빛과 현대적 장면을 다룬 뒤, 후기인상주의와 20세기 초 회화에서는 형태의 구조, 색의 자율성, 감정의 표현, 여러 시점의 구성 같은 문제가 더 크게 다루어진 것으로 정리된다. 세잔의 산과 목욕하는 사람들, 고흐의 풍경과 정물, 마티스와 피카소의 작품은 그런 변화가 20세기 초 파리 회화의 실험으로 이어지는 흐름 안에 놓여 있는 것으로 소개된다.

피카소의 앉아 있는 여인 전시 장면
파블로 피카소, 앉아 있는 여인, 1960. DIA 소장.
마리아 블랑샤르의 색소폰 연주자 전시 장면
마리아 블랑샤르, 색소폰 연주자, 1919년경. DIA 소장.

순회 전시 따라가 보기

필자는 이런 배경 이야기 조사해보는 것에서 더 재미를 느끼곤 한다. 전시를 보고 나서 자료를 따라가 보니, 십여 년 전에도 DIA의 유럽 근대 회화 52점을 묶은 순회 전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오사카시립미술관 전시에는 작품 목록 PDF가 남아 있는데, 이를 지금 로마·서울 전시와 맞춰 보면 52점 가운데 41점은 같고 11점은 달라진 것 같다.

Period City / Venue Exhibition
2015.09-2016.04 Genoa, Palazzo Ducale From the Impressionist to Picasso. Masterpieces from the Detroit Institute of Arts
2016.04-2016.06 Toyota, Toyota Municipal Museum of Art Detroit Institute of Arts Exhibition
2016.07-2016.09 Osaka, Osaka Municipal Museum of Art Detroit Institute of Arts Exhibition
2016.10-2017.01 Tokyo, The Ueno Royal Museum Detroit Institute of Arts Exhibition
2025.12-2026.05 Rome, Museo dell'Ara Pacis Impressionism and Beyond: Masterpieces from the Detroit Institute of Arts
2026.05-2026.08 Seoul, Sejong Museum of Art Beyond Impressionism: Masterpieces from the Detroit Institute of Arts

큐레이션의 형태도 함께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로마 자료는 강한 벽색과 섹션 구성을 전시장 사진으로 보여 주고, 서울 전시장에서도 비슷한 색과 구획의 감각이 이어졌다.

2025-2026 로마·서울 전시 52점 목록

서울 전시의 정식 작품 목록은 아직 공개 웹페이지에서 찾지 못했다. 아래 목록은 필자의 기억과 여러 자료를 맞춰 정리해 본 것이다. 빠진 부분이나 잘못 짚은 작품이 있을 수 있다.

No. Artist Work
1 Gustave Courbet Bather Sleeping by a Brook
2 Carolus-Duran Merrymakers
3 Henri Gervex Cafe Scene in Paris
4 Édouard Manet On the Beach
5 Pierre-Auguste Renoir Woman in an Armchair
6 Edgar Degas Dancers in the Green Room
7 Edgar Degas Morning Ride
8 Edgar Degas Jockeys on Horseback before Distant Hills
9 Edgar Degas Woman with a Bandage
10 Edgar Degas Portrait of a Woman
11 Paul Cézanne Tête d'homme
12 Paul Cézanne Bathers
13 Paul Cézanne Mont Sainte-Victoire
14 Camille Pissarro The Path
15 Alfred Sisley The Church in Moret after the Rain
16 Max Liebermann Park Scene with Trees and Figure
17 Pierre-Auguste Renoir Seated Bather
18 Pierre-Auguste Renoir The White Pierrot
19 Vincent van Gogh Vase with Carnations
20 Vincent van Gogh Bank of the Oise at Auvers
21 Odilon Redon Evocation of Butterflies
22 Maurice Denis La Dépêche de Toulouse
23 Félix Vallotton Standing Nude Holding Gown on Her Knee
24 Pierre Bonnard Woman with Dog
25 Georges Rouault The Clown
26 Chaïm Soutine Red Gladioli
27 Amedeo Modigliani Young Man with a Cap
28 Amedeo Modigliani A Man
29 Amedeo Modigliani A Woman
30 Raoul Dufy Still Life
31 María Blanchard Saxophonist
32 Juan Gris Still Life
33 Pablo Picasso Head of a Harlequin
34 Pablo Picasso Portrait of Manuel Pallares
35 Pablo Picasso Bottle of Anis del Mono
36 Pablo Picasso Woman Seated in an Armchair
37 Pablo Picasso Girl Reading
38 Pablo Picasso Seated Woman
39 Henri Matisse The Window
40 Henri Matisse Coffee
41 Henri Matisse Poppies
42 Max Pechstein Under the Trees
43 Wassily Kandinsky Painting with White Form (study)
44 Lyonel Feininger Sidewheeler II
45 Erich Heckel Woman
46 Karl Schmidt-Rottluff Evening by the Sea
47 Karl Schmidt-Rottluff Still Life, Cactus
48 Emil Nolde Sunflowers
49 Oskar Kokoschka Girl with Doll
50 Oskar Kokoschka View of Jerusalem
51 Max Beckmann Still Life with Fallen Candles
52 Max Beckmann Self Portrait in Olive and Brown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리먼 컬렉션을 중심으로 소개했던 국립중앙박물관의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전시와 더불어, 최근 퐁피두센터 한화 개관전의 큐비즘 작품들까지 이어지는 꽤 괜찮은 기회였다. 인상주의 작품은 잘 연출된 조명 아래에서 볼 때,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에 이미지를 띄워 둔 것처럼 살아나는 순간이 있는 듯 하다. 그런 빛과 색의 감각에서 출발해, 조금씩 난해함과 함께 현대 시각 디자인의 영역으로 겹쳐지는 듯한 과정을 차분히 따라가게 한다.

Where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 2관
Exhibition
인상주의를 넘어
2026.05.28 - 2026.08.23
Hours
매일 10:00-19:00, 휴관일 없음
Ticket
성인 일반 2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