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와 로마의 풍경, 컨스터블과 터너의 이야기, 밝은 시절의 고야가 기억에 남는 톨레도 미술관 소장품전.
렘브란트에서 고야까지 : 톨레도 미술관 명작전은
더현대 서울 6층 ALT.1에서 열린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 미술관(Toledo Museum of Art) 소장품전이다.
최근 서울에 들어온 해외 미술관 소장품전의 흐름을 계속 따라가는 중이다.
이번 전시는 16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의 유럽 회화를 다루니, 한 세대 더 과거를 둘러본 셈이다.
전시는 회화와 권력, 신화와 기억, 예술의 비즈니스, 삶을 비추는 아름다움의 시선,
자연의 포착, 세계 속의 유럽 미술이라는 여섯 구역으로 구성된다.
시대순 배열에 머물지 않고, 서로 다른 맥락을 오가도록 큐레이션되어 있다.
자료를 찾아 보니 서울에서 끝나지 않고 타이베이로 이어지는 순회 전시인 듯하다.
필자는 아무래도 도시나 건물이 들어간 그림을 선호하는가 보다.
카날레토의 베네치아 풍경 앞에서는 오래 전 다녀왔던 베네치아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베르나르도 벨로토의 로마 풍경도 화면 안의 물기와 질감, 로마의 오래된 건물들이 만드는 습한 강변의 공기가 이전의, 그리고 다음의 여행을 생각해 보게 한다.
카날레토, 베네치아 리바 델리 스키아보니 풍경(View of the Riva degli Schiavoni, Venice), 1730년대 후반. 톨레도 미술관 소장.베르나르도 벨로토, 로마 산 조반니 데이 피오렌티니 성당이 보이는 티베르 강(The Tiber with the Church of San Giovanni dei Fiorentini, Rome), 1742-1744년경. 톨레도 미술관 소장.
존 컨스터블의 아런델 방앗간과 성은 그가 남부 잉글랜드 여행 중 그린 스케치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표현 방법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톨레도 미술관은 컨스터블이 빠른 하이라이트와 두꺼운 물감 자국을 남긴 뒤, 일부를 팔레트 나이프로 다시 다듬었다고 설명한다.
컨스터블 본인은 그 효과를 "broken ruggedness"라고 불렀다고 한다.
존 컨스터블, 아런델 방앗간과 성(Arundel Mill and Castle), 1837. 톨레도 미술관 소장.
컨스터블과 터너의 스토리텔링도 재미있었다.
터너는 1799년 왕립예술원 준회원, 1802년 정회원이 되었고,
컨스터블은 1819년 준회원, 1829년 정회원이 되었으니 터너가 훨씬 빨리 이름을 얻었던 것 같다.
터너의 베네치아 풍경은 빛과 물기가 섞인 몽환적인 느낌인데, 톨레도 미술관은 컨스터블이 터너를 두고 색이 밴 증기로 그리는 듯하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고 설명한다.
개인적으로는 컨스터블의 표현 방법이 조금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테이트 쪽에 두 사람의 작품이 많다고 하던데 당시에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싶기도 하고 다음 여행 동선을 어렴풋이 그려보기도 한다.
J. M. W. 터너, 베네치아의 캄포 산토(The Campo Santo, Venice), 1842. 톨레도 미술관 소장.
빈 미술사박물관의 분홍 드레스를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를 떠올리게 하는 이 작품은
벨라스케스의 사위이자 제자인 후안 바우티스타 마르티네스 델 마소의 작품이라고 한다.
톨레도 미술관은 그림 속 인물이 누구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가톨릭 추기경 복장을 한 남성 인물로 보이며, 당시 어린이 추기경 기록이 없어 궁정의 엔터테이너가 의상 차림으로 선 모습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한다.
마소는 1660년 벨라스케스 사후 펠리페 4세의 수석 궁정화가가 되었다.
후안 바우티스타 마르티네스 델 마소, 교회 복장을 한 아이(A Child in Ecclesiastical Dress), 1660-1667년경. 톨레도 미술관 소장.
고야는 현실 사회를 고발하던 후기의 이미지들이 워낙 강렬하게 남아 있어서,
밝고 장난스러운 수레를 탄 아이들이 의외로 다가온다.
톨레도 미술관은 이 작품을 1778년작으로 적고,
고야가 경력 초기에 마드리드 근교 산타바르바라 왕립 태피스트리 공장용 대형 디자인을 60점 넘게 그렸다고 설명한다.
이 그림도 훗날 카를로스 4세와 마리아 루이사가 되는 아스투리아스 왕자 부부의 사적 공간을 장식할 태피스트리 모델 20점 가운데 하나였다고 한다.
전시 제목은 렘브란트에서 고야까지인데, 막상 고야의 그림은 이 한 점뿐이라는 점에서 작은 웃음을 준다.
프란시스코 데 고야, 수레를 탄 아이들(Children with a Cart), 1778. 톨레도 미술관 소장.
작품 목록 찾아보기
작품 목록을 찾아보니, 공식 웹페이지에서 전체 체크리스트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관람 당시 찍어 둔 사진과 필자의 기억, 보도자료, 해외 회차 자료, 톨레도 미술관 eMuseum 페이지를 참고하여
아래 52점으로 정리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