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탄박물관 로버트 리먼 컬렉션을 중심으로 하는 특별전으로, 조명 연출이 특히 인상적인 전시였다.
빛을 수집한 사람들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메트로폴리탄박물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이하 Met) 특별전으로,
로버트 리먼 컬렉션을 중심으로 19세기 후반 인상주의에서 20세기 초 초기 모더니즘으로 이어지는 프랑스 회화와 드로잉을 다룬다.
최근 회사 일로 Met 관련 자료를 자주 보던 터라, 서울에서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리먼 윙의 분위기를 옮긴 전시
로버트 리먼 컬렉션은 은행가 로버트 리먼이 60년에 걸쳐 모은 사적 컬렉션에서 출발한다.
로버트 리먼의 유언에 의한 기증 조건에는
리먼 저택의 분위기를 반영한 공간에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리먼 재단 페이지에서는 리먼 가문 저택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고,
Met 리먼 윙 페이지에서는 재현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도 프롤로그 공간에 리먼 윙의 저택 분위기를 반영했다고 설명한다.
관람 당시에는 붉은 벽면과 커튼이 당시 미국 극장가의 실내 장식을 표현한 것인가 했는데,
자료를 찾다 보니 Met 리먼 윙의 분위기를 옮긴 것이고, 거슬러 올라가 리먼의 유언과도 관계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타이베이에서 서울로
이 전시는 대만 국립고궁박물원 전시 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동한 순회 전시로서,
Met는 이 전시를 Loans and Touring Exhibitions 항목에서 대만 국립고궁박물원과 국립중앙박물관 회차로 함께 소개하고 있다.
작품 목록과 다섯 주제로 묶는 큐레이션 구조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만 국립고궁박물원 공개 사진을 보면
대만 회차는 리먼 윙의 분위기를 현대적인 전시 공간 안에서 붉은색 벽면으로 재해석한 느낌이다.
전시는 로버트 리먼이 살바도르 달리에게 의뢰하여 페르메이르 작품을 모사하게 했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로버트 리먼은 옛 거장 회화를 중시했고, 컬렉션에 채워 넣지 못한 페르메이르 작품을 달리에게 모사 의뢰했다고 설명한다.
필자는 이런 뒷이야기를 더 즐기는 편이라, 달리와 리먼 사이에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는지도 찾아보았다. 하지만 여러 자료에서 나오는 것은 이 작품 의뢰에 관한 서신을 직접 주고받았다는 것 정도로, 오히려 그의 컬렉션에 달리 작품이 이것 하나뿐이었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Met의 리먼 컬렉션 카탈로그 3권은 리먼이 1956년 서신에서 모사가 마음에 들면 미국에 있는 다른 페르메이르 작품도 맡기겠다고 썼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실제 후속 의뢰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카탈로그는 리먼이 달리의 모사작에서 캔버스 결이 거칠다고 느꼈다는 설명도 함께 전한다.
살바도르 달리, 레이스를 뜨는 여인(The Lacemaker (after Vermeer)), 1955. Met 소장.
인상적인 전시장 조명 연출
몇몇 작품은 전시장 조명을 활용한 연출이 기억에 꽤 강하게 남는다.
피에르 오귀스트 코의 봄(Springtime)은 그림에서 빛이 나온다는 표현으로 부족할 만큼 전시 제목과 잘 맞아 보였다.
피에르 오귀스트 코, 봄(Springtime), 1873. Met 소장.라이문도 데 마드라소 이 가레타, 가면무도회 참가자들(Masqueraders), 1875-1878. Met 소장.
다른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카미유 피사로의 겨울 아침의 몽마르트 대로(The Boulevard Montmartre on a Winter Morning)가 있다.
알베르 마르케의 햇빛을 받는 알제리의 부지 항구(The Port de Bougie, Algeria, in Sunlight)에는
기억 속 통영 바닷가를 떠올리게 하는 빛의 표현이 있었다.
카미유 피사로, 겨울 아침의 몽마르트 대로(The Boulevard Montmartre on a Winter Morning), 1897. Met 소장.알베르 마르케, 햇빛을 받는 알제리의 부지 항구(The Port de Bougie, Algeria, in Sunlight), 1925. Met 소장.
81점 목록 찾아보기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하는 공식 마이크로사이트에서 81점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전시는 로버트 리먼 컬렉션 65점을 중심으로,
Met의 유럽회화, 근현대미술, 미국 미술, 드로잉과 판화 소장품 16점을 더한 구성이라고 한다.
아래 표에서 *는 리먼 컬렉션이 아닌 Met 소장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