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받은 편지에는 손 모양 그림이 있었다. 다시 내 손 모양을 겹쳐 그려 답장을 보내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회사 일과 일상 속에서 언젠가는 생각만 가진 채 지금에 이른다. 해마다 성장보고서가 도착했고, 도미니카 공화국의 아기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시기를 지나며 어엿한 청년이 되어 있었다.

5,635일. 함께 오는 사진들에서 대개는 밝은 웃음이 있었고, 한동안은 시무룩한 표정도 있었던 것 같다. 최근 표정은 다시 밝아 보여 다행이었고, 무엇보다 건강히 잘 자란 것 같아 담담하게 기쁜 마음이다.

양친회. 플랜이 6.25 동란 이후 한국에서 쓰던 이름이다. 1953년부터 1979년까지 해외의 후원자들이 보낸 후원금과 편지, 선물이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전해졌다고 한다. 도움받던 나라였던 한국이 시간이 지나 다른 나라의 아이를 후원하는 쪽에 서게 되었다는 점이, 이 단체를 통해 후원을 시작해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올라갈 때가 있고, 또한 내려오는 순간도 있겠지만, 그러한 흐름 속에서 좋은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