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은 루즈몽 가문의 별장, 그리고 툰 시의 박물관이기도 했다가, 170여 년 전 인테리어를 거의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호텔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만 덧대 2019년 리노베이션 되었다.
샤다우 성의 기록은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재의 건물은 은행가 루즈몽(Rougemont) 가문이 여름 별장으로 의뢰했고, 프랑스 건축가 피에르 샤를 뒤시용(Pierre-Charles Dusillion)이 설계에 관여한 것으로 소개된다.
튜더 고딕과 네오 르네상스가 섞인 역사주의 건물로서, 프랑스 루아르 계곡 성들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이야기되는데, 장식적인 지붕선과 탑의 실루엣에서 르네상스풍 성의 호숫가 작은 별장 구현으로 해석해 볼 수 있겠다.


인터라켄에서 열차와 택시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샤다우 성은 툰 호수와 아레강이 만나는 자리에 위치해 있다. 창 밖 발코니 너머로 펼쳐지는 아이거, 묀히 그리고 융프라우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보존적 리노베이션
샤다우 성은 스위스의 국가 중요 문화재로 분류된 건물이다. 스위스 문화재 보호 목록 KGS(Kulturgüterschutz)는 문화재를 A, B, C 세 등급으로 나누며, 샤다우 성(KGS 01265)은 그중 가장 높은 A등급으로 등재되어 있다. 오래된 복도를 지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문을 열고, 삐걱거리는 마루 위를 걸으며, 당시의 결이 남아있는 창문 너머로 툰 호수를 바라본다. 이곳에서 지내는 시간은 문화재를 눈으로 관람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경험을 준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리노베이션은 이런 경험을 가능하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새 호텔처럼 바꾸는 대신, 레스토랑과 객실 기능을 더하면서 기존 실내 장식을 최대한 남겼다. 이 과정에서 건축사 조사가 이루어졌고, 창문과 문, 목공, 바닥재 같은 건립 당시의 실내 장식이 상당 부분 보존되어 있음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샤다우 성 나선 계단
현관 홀의 사암 나선계단은 네덜란드 출신 조각가 요제프 휘베르트 베르뷘트(Joseph Hubert Verbunt)의 작품으로 소개된다. 석재를 정교하게 깎은 난간과 잎 모양 기둥머리, 벽면과 천장으로 이어지는 작은 장식들이 실내의 우아한 인상을 만든다. 계단 옆으로는 투숙객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었는데, 호텔 특성상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리노베이션 이전 계단 사진의 균형 잡힌 아름다움과 비교해 보면 다소 안타까움이 남는다.




고성의 복도
라운지와 살롱들로 구성된 지상층에서 나선 계단을 올라 객실층에 들어서면, 생활감이 남아 있는 복도 그리고 방들을 마주한다.
다소 아이러니하여 재미있는 점은 복도의 소재인데, 복도 벽이 석고를 사용하여 대리석 효과를 낸 것으로 당시에는 이러한 장인들의 장식 기술 자체가 공간의 격을 보여주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공식 히스토리 팜플렛은 1850년 무렵에는 진짜 대리석을 쓰는 편이 훨씬 저렴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디럭스 룸 레이크 뷰
우리 가족은 호숫가가 보이는 디럭스룸 레이크뷰 두 객실을 예약해 사흘 동안 머물렀다. 두 개의 테라스 덕분에 개방감이 좋았고, 특히 5호실은 따뜻한 목재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같은 룸 타입인 15호실은 빅토리아 시대 분위기의 꽃무늬 벽지로 장식되어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여유로이 커튼을 스치는 바람
욕실 창문 커튼을 가늘게 스치는 여유로운 바람과 유럽의 햇살. 그렇게 창 밖을 보고 있노라면 툰 선착장에서 출발한 유람선들이 샤다우 성 앞을 조용히 지나가면서 호수 위에 잔잔한 물결을 만든다.

호텔로 사용하기 위해 방이었던 공간을 변경하여 욕실을 새롭게 설치하면서도, 기존 벽면과 장식은 최대한 유지되는 형태로 리노베이션 되었다. 덕분에 공간의 사용이 편하지만은 않지만 그러한 불편함이 오히려 고성 호텔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남아있는 옛 디테일
잠금 철물도 옛 모습 그대로인 창문 내측의 목재 덧문. 방 문들도 거의 보존되어 손잡이와 잠금 장치만 새롭게 다듬은 모습이다. 헤링본 패턴의 마루도 170여 년 전 바닥재 그대로라고 한다.



저녁은 모기와 함께
방충망이 없어 자유이용권을 만끽하는 모기들을 만날 수 있다. 요란한 소리에 비해 많이 물리지는 않았지만. 기울어지고 소리 나는 마루와 함께 이런 소소한 불편함도 고성 호텔의 매력. 그리고 샤다우 성은 문화재 시설의 특성상 커피포트 등 기본적인 어메니티가 없다. 특히 슬리퍼를 꼭 챙겨가도록 하자.



든든한 열쇠
취리히 슈토르헨, 잘츠부르크 골드너 히르쉬에 이어 유럽의 부티크 호텔들은 나갔을 때 호신용으로 사용하라는 건가 싶은 무거운 열쇠를 애정하는 듯. 들고 다니기보다 프런트에 맡기게 만들던 옛 호텔의 관습이 남은 물건이라는 얘기도 있고, 손에 쥐는 순간 이곳이 역사 있는 호텔이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해주는 소품이기도 한 듯하다.

샤다우 성 조식
작지만 알차게 나오는 조식. 외부 예약 조식은 8시 30분부터 시작하지만, 투숙객은 그보다 한 시간 이른 7시 30분부터 식사할 수 있다. 성 조식은 호텔 투숙객 외에도 이용할 수 있어서, 시간이 지나자 현지 손님들로도 좌석이 금세 채워졌다. 리셉션에 놓인 수기 예약 북에서도 빼곡한 예약을 볼 수 있었다.








샤다우 레스토랑 디너
가득 찬 예약으로 하루 종일 바쁘게 돌아가는 샤다우 성의 레스토랑. 디너 때 스윗한 와인 찾으니 추천해주신 이름 모를 독일 와인. 편집하다 보니 배고픈데, 음식 사진이 잔뜩.



디너 메인 메뉴
구운 도라데(도미) 필레 - 에스트라곤 벨루테, 감자, 여름 채소 곁들임. 소고기 등심 타갈리아타 - 리조토, 루콜라, 파르미산 곁들임. 디저트는 미니크렘브륄레. 취리히 스토르헨과 함께 스위스 맛집으로 추천할 만 하다.




샤다우 공원
샤다우 공원의 해발고도 표지석에 남겨진 글귀 "해발 560.8m. 알프스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스위스 알프스 클럽 블뤼믈리스알프 툰 지부가 평화의 해 1945년 헌정". 그럼에도 우리는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아침 녘
툰 호수의 물 안개와 아침 햇살.


- Room
- Deluxe Room Lake View
2,023 CHF, 성인 3인, 객실 2개, 2박 - Dinner
- 성인 3인, 개별 주문
203 CHF - Check-in/out
- 15:00-22:00
체크아웃 11:00까지 - Breakfast
- 투숙객 07:30부터
외부 예약 08:30-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