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 여행에서 즐겨 찾는 파크 하얏트 호텔 바로 건너편에 있는 톤할레 취리히는 톤할레 오케스트라(Tonhalle-Orchester Zürich)의 본거지이다. 지난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 때 들러 보려 했지만 공연 일정이 맞지 않았고, 이번 여행에서 방문해 볼 수 있었다.
이날 무대는 대공연장 그로세 톤할레(Grosse Tonhalle)에서 열린 SJMW 50주년 기념공연이었다. SJMW는 스위스 청소년 음악 콩쿠르(Schweizerischer Jugendmusikwettbewerb)를 뜻한다. 1975년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의 당시 수석지휘자 게르트 알브레히트(Gerd Albrecht)가 젊은 음악 인재를 발굴하고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시작했다고 소개된다. 2025년 현재 스위스 전역에서 8세에서 20세 사이 연주자 1,500명 이상이 참가한다는, 꽤 큰 규모의 행사인 것 같다.

저녁의 기념공연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와 전·현 SJMW 수상자 솔리스트들이 함께하는 기념공연으로, 지휘는 다비드 브뤼셰랄리가 맡았고, 프로그램은 브람스의 대학 축전 서곡으로 시작했다. 이후 리샤르 뒤뷔뇽, 프랑크 마르탱, 다니엘 슈니더의 작품으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공연 자체보다 그로세 톤할레를 직접 보는 것에 의미를 두었는데, 첫 곡으로 들은 브람스의 대학 축전 서곡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이 가운데 뒤뷔뇽의 헬베티아 III - 젊음의 불꽃과 슈니더의 4중 협주곡은 SJMW 50주년을 위해 의뢰되어, 이 무대에서 처음 연주된 초연 작품으로 적혀 있다. 이 기념공연에는 솔로 기회가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SJMW가 두 새 작품을 위촉했다고 설명한다.
| 순서 | 작곡가 | 작품 |
|---|---|---|
| 1 | 브람스 Johannes Brahms |
대학 축전 서곡 Akademische Festouvertüre op. 80 |
| 2 | 뒤뷔뇽 Richard Dubugnon |
헬베티아 III - 젊음의 불꽃 Helvetia III - Le feu de la jeunesse |
| 3 | 마르탱 Frank Martin |
7개의 관악기, 팀파니, 타악기와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Concerto pour sept instruments à vent, timbales, batterie et orchestre à cordes |
| 4 | 슈니더 Daniel Schnyder |
트럼펫, 호른, 트롬본, 베이스 트롬본과 대편성 오케스트라를 위한 4중 협주곡 Quadrupel Concerto for Trumpet, Horn, Trombone, Bass Trombone and large Orchestra |
스위스 음악 전문지 Schweizer Musikzeitung의 기사는 뒤뷔뇽 작품에 8명, 마르탱 작품에 7명, 슈니더 작품에 4명의 전 SJMW 수상자가 솔리스트로 참여했다고 정리했다. 기사에는 이 솔리스트들이 무대에 선 사진도 함께 실려 있다.
톤할레 취리히
톤할레 취리히는 1895년 10월 문을 열었고, 개관 공연에는 당시 수석지휘자 프리드리히 헤가르(Friedrich Hegar)와 브람스가 참여했다고 한다. 여러 글에서 톤할레를 브람스와 자주 엮는 것도 이 맥락 때문인 것 같다.
1895년 건물은 빈 건축사무소 펠너 & 헬머(Fellner & Helmer)가 설계했다. 당시에는 장식적인 탑과 파빌리온을 갖춘 건물이었지만, 1939년 콩그레스하우스(Kongresshaus) 건립 과정에서 기존 건물 대부분은 철거되었다고 한다. 다만 그로세 톤할레와 클라이네 톤할레(Kleine Tonhalle), 현관부는 남겨져 새 건물의 일부가 되었다.
현재의 톤할레 취리히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보수를 거쳐 다시 문을 연 것으로, 이 보수로 현대적 요구를 맞추면서도 그로세 톤할레의 장식과 음향적 성격을 되살렸다고 한다. 필자도 공연장 사진을 먼저 접하고 방문을 생각하게 된 바 있다.
방송과 영상
이 공연은 스위스 독일어권 공영방송 SRF의 문화 라디오 채널인 SRF 2 Kultur가 녹음했고, 2025년 9월 18일 방송되었다. 프랑스어권 청취자를 위한 버전은 국내에서도 RTS Concert du soir 홈페이지를 통해 들어볼 수 있다.
SJMW는 50주년 공연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어린이 콘서트, 재즈 프로그램, 그로세 톤할레의 저녁 공연 장면이 함께 편집되어 있다. 저녁 공연 중 관객석이 잡히는 장면에는 우리 가족의 모습도 살짝 나온다.
공연 이후 스트리밍에서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의 녹음을 만나면 괜히 반가워서 즐겨찾기에 추가하곤 한다. 그렇게 모아 둔 앨범에도 브람스 작품이 꽤 많은 편인데, 톤할레 취리히와 브람스의 인연을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목록이기도 한 것 같다.
- Where
- 그로세 톤할레, 톤할레 취리히
- Performance
- 스위스 청소년 음악 콩쿠르 50주년
2025.09.13 18:30 - Orchestra
-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 Conductor
- 다비드 브뤼셰랄리(David Bruchez-Lalli)
- Seat
- 중앙 발코니(Balkon mitte) 1열
- Broadcast
- SRF, RSI, 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