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헨지
A303 하이웨이에서 멀리 보이는 스톤헨지. 운전 방향이 다른 영국 도로에 익숙해질 겸, 휴일날 나름 한산할 것 같은 곳을 선택해 다녀왔다. 모처럼 영국이니 차는 레인지로버. 오토바이오그래피 트림이지만, 가죽 헤드라이너 옵션이 빠진 것만으로도 실내가 무척 아쉽다.
English Heritage는 영국 내 약 400여개의 유적지를 관리하고 있는 단체로서, 스톤헨지는 이 단체가 관리하는 대표적인 유적지이다. 영국 정부의 후원을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공익 신탁(Charitable Trust) 형태를 취하고 있는 민간 단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스톤헨지 입장료로 검색해보면 이 사진과 함께 입장료가 비싸다는 감상이 덧붙여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2019년 6월 입장료 시세는 21파운드. 입장료는 거의 매해 가격이 오르고 있고, 이것은 English Heritage Trust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미국 본토에서 보는 지프 랭글러 만큼, 볼 때마다 반가운 영국 본토의 랜드로버 디펜더. 숏 휠베이스인 디펜더 90의 픽업 버전이다. 스노클까지 달고 있는 본격 오프로더.
넓게 펼쳐진 솔즈베리 평원. 평화로워 보이지만, 멀지 않은 곳에 여러 군 기지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영국에서 가장 큰 군 훈련지역이기도 하다.
햇살과 비를 함께 선사하는 솔즈베리 평원의 변덕스러운 날씨는 스톤헨지에 신비성을 더해주는 것 같다. 외곽의 큰 석재들은 사센 스톤(Sarsen stone)이라고 하여 사암의 일종이다.
기둥 위쪽으로 작게 튀어 나온 부분은 가로로 놓여지는 석재를 고정하기 위해 가공한 것으로서, 단순히 돌을 쌓은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당시의 높은 엔지니어링 수준을 가늠하게 한다.
좌측으로 보이는 것은 힐 스톤(Heel Stone). 힐 스톤은 일출 또는 일몰 지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실 정확한 의미는 아무도 모른다.
눈을 괴롭히는 굴림체 폰트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반갑게 환영하는 한국어 안내 책자. 인류 역사를 떠올려보게 하는 고고한 유적지, 신비한 스톤헨지를 한 바퀴 돌아보고 온 감상은 “춥고 배고프고 다리 아프다”로 요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