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벤트 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
로열 오페라 하우스 Stalls Circle B70 자리에서 바라본 메인 스테이지. 첫 날 일정은 Kenneth MacMillan의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오페라 하우스인 만큼 발레 보다 오페라 쪽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인상에 강하게 남은 것은 로열 발레단과 그 관객들 쪽이다. 이 오페라 하우스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연배의 관객들이 자주 만나는 듯 인사를 나누며 떠들석 하다가, 몇 시간 동안 일관되게 매너를 지키며 토슈즈 소리만 들려오는 광경은 그 어느 공연보다 인상적이었다.
케네스 맥밀란 버전의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은 스토리의 전개와 인물들의 감정 표현을 중시하는 느낌으로, 공연 내내 무대 전체를 활발히 사용하여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발레임에도 마치 대사가 있었던 것 같은 여운이 남아 있다.
공연이 끝나고 오페라 하우스 앞으로 나오니 기사와 함께 기다리는 벤틀리가 여러 대 보인다. 둘째 날은 나도 우버 블랙을 불러 분위기를 살짝 맞추어 보았다.
1732년 완공 이후로 두 번 소실되어 다시 건축 했고, 지금의 건물들은 1858년 이래 여러 번 증축한 것이라고 한다. 좌측 건물은 레스토랑과 바가 위치한 Paul Hamlyn Hall.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이 건물에는 후원자 햄린 남작의 이름을 붙인 듯 하다.
피카딜리 라인의 코벤트 가든 역 계단. 엘리베이터 이용을 권고하는 문구가 있어도,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 본능적으로 계단을 향하게 된다. 이 계단 중간 즈음에서는 서로의 선택을 탓하는 표현을 세계 여러 언어로 들어볼 수 있다.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는 1900년 로마에서 초연된 이후로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어왔다고 한다. 여러 버전이 있는 듯 하지만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무대 디자인과 의상이 가장 화려한 것 같다.
악역 스카르피아 남작의 의상. 소프라노 Kristine Opolais의 Vissi d'arte, vissi d'amore (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가 끝나자 무대 구석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앉아 있던 스카르피아 역의 바리톤 Bryn Terfel이 박수 치던 모습이 왠지 기억에 남는다.
두번 째 날 인터미션 때 선택한 카라멜 & 헤이즐넛 맛 아이스크림. 빨간색 카펫을 배경으로 빨간색 아이스크림과 빨간색 시계 줄. 인터미션 시간에 맞추어 간단한 음료나 스낵을 미리 주문해둘 수 있는데, 포멀한 복장의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인터미션 시작되자 마자 박수치다 말고 카페를 향해 달려나가는 모습도 진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