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레인지로버는 4세대(L405) 16년식이다. 디스커버리4(L319)도 운용 중이니, 랜드로버는 타고 다닐 차 서비스 맡길 차 두 대는 있어야 한다는 격언(?)을 잘 이행중인 셈이다. 품질 관련 된 이야기가 많기도 하여 서비스 이력을 정리해 보았다. 현재까지는 랭글러와 비슷한 정도의 정비 빈도를 보이는 것 같다.

레인지로버에서 겪은 첫 문제는 일부 주차센서들이 실제 거리에 비해 너무 가깝게 인식하여 경고를 남발하는 현상이었다. 서비스 센터에서는 SDD(랜드로버사 고유의 스캐너 도구)에서 표시되는 대로 초음파센서의 고장으로 진단하여 센서 다수를 교체 하였는데, 센서 여러 개가 동시에 불량일 가능성은 낮으니 함께 연결된 케이블 단위 문제일 것으로 예상하던 필자와 의견 충돌을 겪었고, 두번 째 방문 때 실랑이 끝에 케이블 커넥터를 청소 후 재조립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우리에게도 차고(Garage) 문화가 있었다면, 자가수리로 간단히 진행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배기온도센서 고장의 경우 3년 5만km 보증이 만료된 직후라 걱정했지만 다행히 배기 관련 부품은 국내법에 따라 5년 8만km 보증을 하고 있어 보증수리로 처리되었다. 블루투스 타입의 간이 OBD 스캐너로 확인한 오류 코드는 배기 가스 온도 센서와 관련된 P2080 및 P0546 이었고 주행성능에는 영향이 없었다.

오일레벨센서는 랜드로버의 기술 게시 LTB01087v4 와 관련된 것으로, 2020년 통지된 리콜 프로그램에 의해 보증수리로 처리되었다. 오일레벨센서로부터 메인 터보차저의 액추레이터에 오일이 고이는 문제로, 필자의 차량도 이 현상이 진행되어 있었다. 오일레벨센서는 리콜 프로그램을 통해 개선품으로 교체 받았지만, 그 이전에 고였던 오일에 의해 터보 날개의 각도를 변경하는 액추레이터가 고장을 일으키면서 이후 한 번 더 방문하게 되었다. 이 엔진(448DT)은 두 개의 터보차저를 가지고 있는데, 좌핸들 차량 기준 조수석 측에 있는 메인이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차저(VGT)이고 이것과 관련된 부품이다. 리콜 프로그램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터보의 경우 배기관련 부품으로 분류되어 국내법에 의해 5년 8만km 보증 대상이기에 서비스 협상 시 이를 참고할 수 있다.

운전석 측에 있는 보조는 고정 지오메트리 터보차저이다. 448DT에서 보조 터보차저는 엔진이 2000rpm 후반 정도의 부하를 가질때 동작을 개시하여 바이터보 모드로 가동된다. 때문에 고속도로 진입 등 빠르게 가속하는 경우 이 부근에서 출력이 증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엔진오일 메시지는 1년 또는 25,000km 가운데 하나가 도래되면 표시된다. 거리 기준이 유난히 긴 편이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많지 않은 필자의 경우 네 번의 소모품 서비스 프로그램을 다 채우지는 못했다. 조금 억울한 가격이긴 하지만 이후에도 20% 가량 할인되는 캠페인 기간을 이용하여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엔진오일을 교체하고 있다. 지프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랭글러 엔진오일이 20만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받아들일 수 있을만한 범위라고 생각된다.

배터리의 경우 장기간 세워둔 상태에서, 집에서 충전한 블랙박스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 매일 한 번씩 문을 여닫았더니, 전동 사이드 스텝 등 동작 부품이 많기 때문인지 정말 완전방전되면서 재충전 할 수 없게 되어 AGM 배터리 두 개를 역시 억울한 가격으로 교체하였다. 배터리 관련 프로그램 리셋이 가능한 스캐너를 갖춘 사설 서비스도 막상 찾아보니 의외로 드물어 공식 서비스 센터를 이용하였다.